소비사회를 소비 행위가 이뤄지는 사회로 해석하면 안 된다. 자본주의 사회가 상품을 생산하는 사회가 아니라 모든 것이 상품으로서 만들어지는 사회를 의미하듯, 소비사회는 끊임없이 개인 주체들에게 소비하고자 하는 욕망을 인위적으로 불러일으키는 사회를 의미한다. 소비사회의 소비문화, 그 이면에는 당연하게도 자본주의가 존재한다. 근검절약을 미덕으로 내세운 자본주의 초기와 달리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며 생산된 상품을 소비할 이들이 필요해졌고, 이는 자연히 소비가 미덕인 사회를 형성시켰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현대의 소비사회는 좋은 소비자를 좋은 시민으로 규정한다. 민주주의적 의식을 실천하는 이가 아니라 잘 소비하여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 재생산에 기여하는 소비자가 이상적인 시민이 되는 사회가 되어버린 것이다.

다니엘 벨

벨은 소비사회가 ‘쾌락주의’를 확산시킨다고 이야기하며, 소비가 지배적 사회 원리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신용제도의 발달이라 지적한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소비에서는 쾌락주의를, 생산에서는 금욕주의를 요구하는 모순적 측면을 보인다. 벨은 현대 사회에서 소비는 단순한 상품 구매에 그치지 않고 자아 표현 수단으로 자리잡았다고 주장한다.

베블렌

베블렌은 과시적 소비의 개념을 제창하였다. 자신의 지위, 권력, 영향력 등을 과도한 소비를 통해 드러내고자 한다는 것이다. 베블렌은 과시적 소비의 최고 정점은 과시적 여가라고 주장했다. 과시적 소비는 단순한 돈과 명예를 나타낼 뿐 아니라 노동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다는 의미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부르디외

부르디외는 아비투스 개념을 통해 계급이 구별되며 지배구조가 재생산된다고 주장한다. 각각의 계급은 생활양식, 교육 등을 통해 타 계급과 구분되는 여러 자본을 축적하며, 이는 궁극적으로 해당 계급의 재생산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장 보드리아드

보드리아드는 상품이 어느 정도 풍부해지면, 그때부터 상품은 단순 욕구 충족 기능이 아닌 상징적 기호(더 엄밀하게는 기표)로서의 기능을 갖는다고 이야기한다. 즉 상품 소비는 상품이 갖고 있다 여겨지는 의미, 가치 등을 소비하는, 즉 상품의 이미지를 소비하는 행위라 해석될 수 있다.